이 글을 작성하는 현재까지의 타임라인
24년 8월 31일 매매 계약 완료
24년 9월 2일 신용대출 실행-스트레스 DSR 계산 필수
24년 9월 6일 주택담보대출 심사 및 승인 완료-케이뱅크
.......
24년 9월 30일 잔금일
이제 발을 떼기 시작했으니 나의 목표를 다시 다지고 매매 기록을 남기기 위해 첫 자가 아파트 매매 일지를 남겨보기로 했다. 이 일지의 시작인 이번 글은 매매 시작 이전의 과정이자 생각 정리이다. 주담대에 대한 정보를 원한다면 다음 이야기부터 보길 추천한다.
나는 20대의 대부분을 혼자 살았기 때문에 사실 기존의 내 목표는 혼자 살 집 매매가 첫 매매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렇게까지 무리하여 매매하지 않아도 됐다. 그런데 여러가지 변수가 생겼고 엄마와 동생이 함께 지내야 했다. 30대가 되고 가족들과 함께 살기란 사실 좀 힘들다. 최소한 나는 그렇다. 우선 내가 혼자인 것을 너무 좋아하고 편안하게 느끼기도 하거니와 생활 패턴도 다르고 수면 장애도 있는 편이라 가족들과 살면 혼자 살 때 보다야 경제적 부담은 약간 줄지만 생활의 질이 좋아진다는 느낌을 받지 못한다.
기존에 내가 중기청으로 얻었던 투룸 저층 아파트에 살다가 현재는 쓰리룸 월세에 살고 있다. 가족 두 분을 완전히 독립시켜야 내가 혼자 살 수 있다는 생각에 이르렀고, 새로운 계획을 세우게 됐다. 현재 가족의 돈 관리의 반은 내가 개입하고 있으며, 우선 엄마는 모든 대출을 없앴다. 두 분 다 막내로 자라서 그런 것인지 외로움을 너무 많이 타고 '혼자 산다'라는 것을 상상조차 못하는 사람들이다. 나로써는 이해가 잘 이해되지 않는 면도 있으나 그럴 수 있다. 내가 다시 혼자 산다고 조금만 티 내도 그렇게 섭섭해 하는게 자식으로써 좀 힘들지만 말이다. 그래도 무의식에 남길 바라는 마음으로 혼자 사는 것이 좋다고 계속 어필은 하고 있다. 어쨌든 그렇다면 두 분을 같이 독립시켜야지. 그래도 각자 경제적으로는 자립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엄마께서 우리 때문에 고생하신 만큼 아들이 나가게 돼도 편히 사실 자가를 마련하실 수 있도록 도와 드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현재 아무것도 준비되어 있지 않으신 노후를 위해 옆에서 최대한 도와드리는 것이 나도 마음이 편해지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후에 나도 나이가 더 들고 좀 안정되면 경제적으로나 물리적으로나 돕게 되겠지만 그래도 엄마께서 은퇴하시면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고 심적으로도 조금 힘드시지 않을까 싶어 꼭 대비해야 했다.
지금의 내 계획은 두 분에게는 전세라고 속이고 매매를 진행하는 것이다. 그리고 두 분 다 매매가 가능해졌을 때 매매임을 밝히고자 한다. 엄마께서도 2년마다 이사다니셔서 지쳐있지만, 나는 더더욱 지쳐있었다. 더구나 서울에서 직장 다닐 때는 1년마다 이사 다녔고, 짐도 많아서 정말 이사 시즌만 되면 1~2개월은 통으로 정신없이 날아가는 느낌이다. 그래서 인천에 중기청으로 전세를 구했던 것인데 그도 이제 지나간 이야기이다. 아무튼 전세라고 이야기하는 이유는 아직 돈을 많이 모으지 않았는데 매매했다는 순간 마음을 놓고 저축에 안일해 질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내가 집을 살 수나 있을까~ 하는 마인드로 살고 계셔서 내가 집을 갖고 있고 꼭 이사해야 하는 이유가 없다면 영원히 그냥 이렇게 살 수도 있겠다는 두려움이 조금은 있기 때문이다. 나는 정말로 혼자 살고 싶다.
그렇게 나는 올해 초부터 여러가지 조건을 따지며 우리가 살 만 한 아파트를 알아봤다. 모든 조건이 사실 거의 엄마께 맞춰져 있지만 말이다. 엄마께서는 계단으로 오르 내리는 집은 이제 너무 힘들어 하셨고, 퇴근 주차에 항상 스트레스 받고 계셨다. 이 두 가지는 사실 내가 혼자 매매하려 했다면 고려사항이 아니었을 것이다. 나는 자차가 없으며 지하철만 가까우면 됐고, 원래는 지금쯤 모아질 돈에 딱 적절한 저층 아파트 1억 초반대 구옥 탑층을 매매하여 살 계획이었기 때문이다. 전세로 살아보니 충분히 삶의 질이 올라갔고 만족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엄마께 맞추다보니 내 능력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대출 예상금액이 조금 아득해졌지만, 그래도 지금 월세집을 생각하면 적어도 생활의 질만큼은 더 나은 삶이 아니지 않을까 싶었다.
올해 들어서 생각날 때마다 수시로 네이버 부동산, 호갱노노(+직방)을 오가며 집을 봤다. 정말 거의 매일 들어가서 봤다. 매물 자체를 본 것이 아니라 단지를 둘러봤다. 엄마와 동생의 직장이 너무 멀지 않으며, 주차, 엘리베이터, 지하철 도보 가능 여부 이에 모두 부합하면서 내가 매매 가능한 단지여야 했다. 직방 3D 단지뷰, 아파트마다 남아있는 VR 다 봐가면서 나름 고른다고 골랐다. 평면도도 다 받아서 대략적으로 우리집 살림을 어떻게 넣을 지도 보고, 어느정도 주변이 개발될 지 여부도 보고, 단지 주변 환경을 살폈다. 구옥은 대부분 주변이 바뀌고 있어서 상황은 비슷했으나 그나마 좀 살기 좋다고 생각되는 동네 위주로 봤다. 아무래도 최소 10년은 살 것으로 생각하고 집을 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돈이 많다면야 위의 조건들은 기본적인 조건이겠으나, 나의 경우 금전적으로 아주 한정적이기 때문에 다소 힘든 과정이었다. 수많은 합리화와 타협이 필요했다.
가장 많은 고민 끝에 정해진 부분은 엄마 직장 자차 25분 이내, 지하철 도보 25분 이내, 100세대 이상, 주차비율 0.8명 이상, 가까운 건물뷰가 아닐 것, 방 최소 2개다. 방이 2개라면 거실에 가벽 파티션을 쓰고 수납장을 두어 내가 지내기로 타협했다. 그러면 그나마 조금 수월해진다. 평수만 얼추 맞으면 됐기 때문이다. 방3개였어도 대부분 1개의 미닫이 방은 거실로 사용 중이기 때문에 막아서 사용해야 하니 그냥 평수만 맞춰 조회하면 편하다. 이 조건들을 모두 따지면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해 신용대출까지 받아야 하는 매매 가격대이지만, 앞으로 몇년은 엄마께서도 살기 괜찮은 집이어야 했다. 미닫이 방 이야기를 했으니 자연스럽게 연상 가능하겠지만 연식은 25년 이상이다. 이 조건에, 이 매매가에 타협 보려면 25~40년 된 구옥 아파트만 후보에 남는다. 그래서 단지 관리 여부를 보기로 했고 다행히 세대수가 200세대 이상인 곳들은 대부분 잘 관리가 되고 있었다.
8월쯤 되니 후보 단지는 3개 동네(동)의 6개 단지 정도로 추려졌다. 나라의 경제와 나의 타이밍이 어긋나서 단지 후보는 연초와 많이 달라졌다. 매매가의 변동은 그렇게 크지 않았으나 스트레스 dsr은 나의 계획을 조금씩 억누르고 있었다. 하지만 이미 마음 먹었거니와 현재로써는 바꿀 수 없는 계획이었고, 실수요자인 나는 그냥 더 살기 힘들어질 뿐이겠지 싶었다. 이율은 오르고 한도는 줄고 한동안은 오히려 더 살기 힘들겠지만 나는 대출이 생기면 대출상환이 최우선인 사람이니 어떻게 또 열심히 살아질 것이다. 어쨌든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매일 이리저리 살폈고 2개 동 4개 단지로 후보를 줄여 집을 보러 다니면서 최종 단지를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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